수형자 가족지원 사업

'숨죽인 가족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다

‘18년 하반기 공단 소식지에서 우리는 숨겨진 피해자라 일컫는 수형자 가족들에 대해 소개했다. 당시, 법무부의 조사 결과, 수형자의 미성년 자녀수는 전국적으로 21,000여명으로 파악되었고, 그 중 혼자 생활하는 미성년 자녀도 1,200여명에 달했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의 이경림 대표는 오랫동안 수형자 가족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연구해왔다. 그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수형자의 가족들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형자 가족들은 수감 사건 자체로부터 오는 고통과 사회적 제약과 비난까지 받으며 또 다른 감옥에서 숨죽여 지내고 있다. 가까이 일본에서는 가족의 범죄가 지역사회에 노출된 후 주민들의 손가락질과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일가족 모두가 자살하는 사건도 보도된 바 있다. 대부분의 수형자 배우자들은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살아간다. 수형자의 자녀들은 우울, 불안감, 학습의욕 상실, 무단결석, 공격행동 등 부적응적인 양상을 보이다 범죄를 대물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 공단은 올 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수형자 가족지원사업에 착수했다. 제대로 된 예산 편성도 없었고, 사업 인력도 부족했지만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공단은 사업에 뛰어들었고, 많은 수형자 가족들을 직접 만났다. 공단의 직원과 법무보호위원들이 한 팀을 이뤄 수형자 가족지원사업을 진행했고 상반기에 벌써 300여명의 수형자 가족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제공했다. 지원금 총액은 전국적으로 약 5,000만원에 달한다.

아버지의 수감 이후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했던 학생을 만나 공부를 도와주고 필요한 학용품을 제공했다. 남편의 범죄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너무나 원망스럽다던 수형자의 배우자를 만나 심층심리상담을 통해 위로를 전했다. 또한 빈곤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덜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법무보호위원들은 장학회를 구성하여 수형자 미성년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공단의 직원들은 탁상행정, 소극행정에서 탈피하여 수형자 가족의 집을 직접 가가호호 방문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고,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경남지부는 건강이 위협 받는 아이들을 위해 영양제를 제공했고, 제주지부에서는 지붕이 허물어져 가는 집에 살고 있던 수형자 가족의 집을 새롭게 인테리어 해주기도 했다. 부산지부에서는 축구선수의 꿈을 포기하려했던 학생에게 희망의 축구화와 함께 응원을 보냈다. 이러한 따뜻한 바람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고 점점 확대되고 있다.

‘19년 하반기에도 공단은 수형자 가족들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며, 그들에게 기댈 수 있는 작은 언덕이 되어줄 것이다. 수형자 가족들이 숨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공단은 이 낯선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